역배열 차트를 오래 보고 있으면 "이쯤이면 바닥 아닌가" 싶은 자리가 반드시 한 번은 옵니다. 이평선은 위에서부터 아래로 늘어서 있고 가격은 그 밑에 붙어 있는데, 지표만 반등을 가리키는 자리입니다. 거기서 들어갔다가 한 번 더 밀린 경험은 대개 이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이 글은 역배열이 무슨 뜻인지를 설명하지 않습니다. 뜻은 정배열 · 역배열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여기서는 역배열 차트에서 매수 자리를 가늠할 때 무엇을 세고 무엇을 세지 말아야 하는지를, 바이낸스 USDⓈ-M 무기한 선물 349종목의 최근 90일 기록으로 정리합니다.
역배열에서 상승 신호는 드물지 않습니다
먼저 개수부터 봅니다. 349종목을 6개 시간봉에서 90일간 감시하며 기록한 다이버전스 건수입니다.
두 기준 모두 상승 방향이 더 많습니다. 5이평 기준은 57.9%, 10이평 기준은 59.8%가 상승 쪽입니다.
이 숫자를 처음 보면 "그럼 반등 자리가 그만큼 많다는 뜻인가" 싶지만, 읽는 방향이 반대입니다. 상승 다이버전스는 가격이 새 저점을 만드는 동안 지표가 그만큼 따라 내려가지 않을 때 기록됩니다. 즉 조건 자체가 하락 구간에서 성립합니다. 역배열이 오래 이어지면 이 표시는 계속 나옵니다. 하나가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는 그 자리가 다른 자리와 구분되지 않습니다.
흔한 일을 근거로 삼으면 판단이 흔들립니다. 어떤 표시가 얼마나 자주 나오는지를 먼저 알아야 그 표시를 봤을 때 얼마나 놀랄 일인지 정해집니다. 이 사고방식은 기저율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역배열이 강화되는 구간에서 개수가 늘어납니다
이평선 간격이 벌어지는 국면, 흔히 역배열이 강화된다고 말하는 구간에서 상승 표시가 특히 자주 찍힙니다. 짧은 이동평균선일수록 가격을 빨리 따라가기 때문에, 급하게 밀린 뒤에는 5이평과 가격 사이의 벌어짐이 먼저 눈에 띄는 크기가 됩니다.
그래서 5이평 · 10이평 기준의 개수 차이가 벌어집니다. 90일 기록으로 20,867건 대 9,178건, 2.27배입니다. 같은 차트를 보면서 기준선 하나만 바꿔도 잡히는 자리가 두 배 넘게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종목별로 보면 성격이 더 분명해집니다.
| 5이평 기준 상위 | 90일 | 10이평 기준 상위 | 90일 |
|---|---|---|---|
| MEGA | 82건 | LPT | 43건 |
| 트럼프코인(TRUMP) | 80건 | 블러(BLUR) | 41건 |
| 커브(CRV) | 79건 | 코코아(CC) | 41건 |
| ETHW | 78건 | LA | 40건 |
MEGA는 90일 동안 5이평 기준으로만 82번 기록됐습니다. 거의 하루에 한 번꼴입니다. 이걸 "신호가 잘 나오는 종목"으로 읽으면 안 됩니다. 많이 흔들린 종목이라고 읽는 쪽이 사실에 가깝습니다. 개수는 그 종목의 변동 성격을 말해 줄 뿐, 그 자리들이 어땠는지는 말해 주지 않습니다.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이 상위에 없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큰 종목은 상대적으로 덜 흔들리므로 표시가 덜 찍힙니다. 개수만 놓고 종목을 고르면 자연히 잔파도가 심한 쪽으로 목록이 채워집니다.
역배열 차트에서 확인하는 순서
한 자리를 볼 때 순서를 정해 두면 최소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게 됩니다.
1. 어느 시간봉의 역배열인가
1시간봉에서 역배열이라고 해서 4시간봉에서도 역배열인 것은 아닙니다. 4시간봉에서는 정배열 안의 눌림 구간일 수 있고, 그 반대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맞다기보다 두 그림을 겹쳐 놓고 하나의 판단인 것처럼 쓰면 안 된다는 문제입니다.
두 시간봉의 기록량 차이도 큽니다. 90일 동안 1시간봉에서 26,463건, 4시간봉에서 5,489건이 나왔습니다. 4.8배 차이입니다. 판정 횟수 자체가 하루 24번 대 6번이니 당연한 결과지만, 같은 조건이라도 1시간봉에서 본 것과 4시간봉에서 본 것의 무게가 다르다는 사실은 기억할 만합니다.
2. 그 봉이 닫혔는가
진행 중인 봉의 값으로 계산한 지표는 봉이 닫힐 때까지 계속 바뀝니다. 역배열에서 반등 표시가 떴다가 봉이 닫히면서 사라지는 일이 특히 자주 생깁니다. 아래꼬리가 길게 남는 구간이라 그렇습니다. 마감 시각과 그 이유는 바이낸스 봉 마감 시간표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3. 짧은 기준에서 긴 기준으로 옮겨 가는가
5이평 기준에서만 잡히다가 10이평 기준에서도 잡히기 시작하면, 벌어짐이 짧은 파동을 넘어 조금 더 긴 축에서도 보이기 시작했다는 뜻입니다. 이건 방향에 대한 판정이 아니라 관측 범위에 대한 판정입니다. 5이평 기준 20,867건 중 상당수는 10이평 기준까지 오지 않고 끝납니다.
4. 흔한 것과 드문 것을 구분한다
세 조건이 한자리에서 겹치는 삼박자는 90일 동안 1,907건이었습니다. 방향으로 나누면 매수 쪽 1,342건, 매도 쪽 565건입니다. 349종목으로 나누면 종목 하나당 90일에 5.5건, 약 16일에 한 번입니다.
같은 90일에 5이평 다이버전스는 20,867건이었습니다. 열 배 넘게 차이가 납니다. 흔한 표시와 드문 표시를 같은 무게로 다루면, 자주 나오는 쪽이 판단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됩니다.
역배열인데 가격이 오르고 있다면
며칠째 가격이 오르는데 이평선은 여전히 역배열로 늘어서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모순처럼 보이지만 정상입니다. 이동평균은 지나간 값의 평균이라 언제나 늦게 따라옵니다. 20일 평균을 쓰고 있다면 열흘 전 가격이 아직 절반의 무게로 남아 있습니다. 반등이 시작되고도 배열이 뒤집히기까지는 시간이 걸립니다.
이 구간에서 해석이 갈립니다. 배열이 아직 안 뒤집혔으니 하락 국면이라고 볼 수도 있고, 가격이 오르고 있으니 상승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둘 다 같은 화면을 보고 하는 말이라 어느 쪽도 상대를 설득하지 못합니다.
정리하는 방법은 배열을 "지금 어느 쪽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그랬는가"를 재는 도구로 쓰는 것입니다. 그러면 역배열은 하나의 상태가 아니라 세 개로 나뉩니다.
| 상태 | 이평선 | 기록에 나타나는 모양 |
|---|---|---|
| 벌어지는 중 | 간격이 계속 커진다 | 5이평 기준 상승 표시가 반복해서 찍힌다 |
| 좁아지는 중 | 간격이 줄고 서로 엉킨다 | 5이평 기준은 상승·하락이 번갈아, 10이평 기준은 조용 |
| 뒤집힌 뒤 | 짧은 쪽이 위로 올라선다 | 하락 방향 표시가 나오기 시작한다 |
세 상태를 구분하는 데 필요한 것은 지표 하나가 아니라 최근 며칠치 기록입니다. 마지막 한 건만 보면 셋이 전부 똑같이 "상승 다이버전스 1건"으로 보입니다. 90일 기록을 늘어놓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349종목 기준으로 5이평과 10이평을 합쳐 30,045건, 하루 평균 334건이 쌓여 있습니다.
시간봉을 섞으면 여기서 또 한 번 갈립니다. 1시간봉에서는 이미 짧은 평균이 위로 올라섰는데 4시간봉에서는 아직 역배열인 상태가 흔합니다. 판정 횟수가 하루 24번과 6번으로 다르니 당연한 일입니다. "역배열에서 올랐다"는 말을 할 때는 어느 시간봉에서 그랬는지를 함께 말해야 두 사람이 같은 것을 보게 됩니다.
역배열 매수에서 자주 나오는 오해 세 가지
"상승 다이버전스가 떴으니 반등 자리다"
상승 다이버전스는 가격과 지표가 어긋났다는 기록이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진술이 아닙니다. 90일 12,082건이라는 숫자가 그 성격을 보여 줍니다. 역배열이 길게 이어진 종목에서는 밀리는 내내 이 표시가 반복해서 찍힙니다.
"이평선 간격이 좁아졌으니 곧 정배열이다"
간격이 좁아지는 것은 가격이 오르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가격이 멈춰 있고 평균선이 따라 내려오면서 좁아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두 경우는 차트에서 비슷해 보이지만 성격이 다릅니다. 좁아진 뒤 다시 벌어지며 역배열이 강화되는 전개가 드물지 않습니다.
"신호가 많이 나온 종목이 좋은 종목이다"
앞의 표에서 본 그대로입니다. MEGA 82건, TRUMP 80건, CRV 79건은 그 종목들이 90일 동안 많이 움직였다는 뜻입니다. 종목을 고르는 기준으로 개수를 쓰면 변동이 큰 쪽만 남습니다.
역배열이 풀리는 자리는 어떻게 보이나
역배열이 정배열로 바뀌는 과정은 한 번에 일어나지 않습니다. 짧은 평균이 먼저 방향을 바꾸고, 그다음 중간 길이가 따라오고, 긴 평균은 한참 뒤에 움직입니다. 그래서 전환 구간에서는 이평선이 서로 엉킨 채 어느 쪽도 아닌 상태가 한동안 이어집니다.
이 구간에서 개수가 늘어납니다. 5이평 기준은 방향이 자주 바뀌므로 상승 쪽과 하락 쪽이 번갈아 찍히고, 10이평 기준은 아직 조용합니다. 두 기준의 기록이 어긋나는 구간이 대체로 이런 자리입니다.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전환이 시작됐다"가 아니라 "아직 어느 쪽으로도 정리되지 않았다"입니다. 판정은 10이평 기준 쪽이 따라오는지를 보고 나서 해도 늦지 않습니다. 90일 동안 10이평 기준은 9,178건, 하루 평균 102건입니다. 349종목에 나누면 종목당 사나흘에 한 번꼴이라 그렇게 오래 기다리는 일도 아닙니다.
정리
- 역배열에서 상승 방향 다이버전스는 드물지 않습니다. 90일 기록으로 5이평 기준 12,082건, 10이평 기준 5,484건이고 둘 다 하락 방향보다 많습니다
- 기준선을 5이평으로 바꾸면 잡히는 자리가 2.27배로 늘어납니다. 더 예민하다는 뜻이지 더 정확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 1시간봉과 4시간봉의 기록량은 4.8배 차이입니다. 어느 시간봉의 역배열인지 먼저 정하고 보세요
- 개수가 많은 종목은 많이 흔들린 종목입니다. MEGA 82건, LPT 43건 같은 값을 종목 선택 기준으로 쓰면 변동이 큰 쪽만 남습니다
- 삼박자는 90일 1,907건으로 종목당 16일에 한 번입니다. 흔한 표시와 드문 표시를 같은 무게로 다루지 마세요
종목별로 언제 무엇이 기록됐는지는 종목 목록에서 볼 수 있습니다. 최근 48시간분은 회원 전용이고 그 이전 90일은 전부 공개입니다.
처음 보는 말이 있으면 용어 사전에 다이버전스·펀딩비·미결제약정 등을 풀어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