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배열과 역배열을 처음 배우면 둘을 거울처럼 이해하게 됩니다. 짧은 이동평균선이 위에 있으면 정배열, 아래에 있으면 역배열. 그런데 실제 차트를 넘겨 보면 둘 중 어느 쪽이라고도 부르기 어려운 봉이 훨씬 많습니다. 정배열 역배열 차이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두 상태 사이에 넓은 빈칸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두 말의 뜻은 정배열 · 역배열 용어 페이지에 적어 두었습니다. 이 글은 뜻 대신 세 가지를 다룹니다. 두 상태를 부등식으로 적으면 무엇이 보이는지, 그 사이 구간을 어떻게 부를지, 그리고 조건검색에서 쓰는 정배열 돌파 수식을 적을 때 빠뜨리기 쉬운 칸이 무엇인지입니다.
부등식으로 적으면 정배열과 역배열은 한 줄씩입니다
이평선 네 개를 쓴다고 해 봅니다. 예시로 5·20·60·120 기간을 쓰겠습니다. 기간 고르는 법은 이동평균선 설정 가이드에 따로 있습니다.
정배열 : MA5 > MA20 > MA60 > MA120
>
역배열 : MA5 < MA20 < MA60 < MA120
두 줄 모두 세 개의 부등호가 동시에 성립해야 합니다. 하나라도 뒤집히면 그 봉은 정배열도 역배열도 아닙니다. 여기서 두 상태의 비대칭이 아니라 두 상태의 좁음이 보입니다.
네 개의 선이 위아래로 설 수 있는 순서는 4 × 3 × 2 × 1 = 24가지입니다. 그 가운데 정배열은 한 가지, 역배열도 한 가지입니다. 나머지 22가지는 어느 쪽 이름도 받지 못합니다.
| 이평선 개수 | 가능한 순서 | 정배열 | 역배열 | 둘 다 아님 |
|---|---|---|---|---|
| 2개 | 2 | 1 | 1 | 0 |
| 3개 | 6 | 1 | 1 | 4 |
| 4개 | 24 | 1 | 1 | 22 |
| 5개 | 120 | 1 | 1 | 118 |
실제 차트에서 24가지 순서가 고르게 나오지는 않습니다. 이평선끼리는 서로 끌려다니므로 특정 순서가 오래 유지됩니다. 그래도 이 표가 말하는 방향은 분명합니다. 선을 하나 늘릴 때마다 정배열·역배열이라고 부를 수 있는 봉은 줄고, 중간 구간은 늘어납니다. 선이 두 개뿐이면 중간 구간이 없어서 모든 봉이 둘 중 하나로 갈립니다. 이것이 사실상 골든크로스·데드크로스가 가르는 두 상태입니다.
두 상태 사이의 구간에 이름을 붙여 둡니다
중간 구간을 한 덩어리로 "혼조"라고만 부르면 서로 전혀 다른 차트가 한 칸에 들어갑니다. 네 선 기준으로 자주 보이는 모양은 셋입니다.
- 짧은 선만 넘어온 상태 — MA5가 MA20 위로 올라왔지만 MA60·MA120은 여전히 역배열 순서입니다. 역배열 한가운데서 짧은 반등이 나올 때 이 모양이 됩니다
- 긴 선만 정렬된 상태 — MA60 > MA120은 유지되는데 MA5와 MA20이 그 아래로 내려와 있습니다. 정배열이 길게 이어지던 종목이 눌림을 받을 때 이 모양입니다
- 선이 서로 감긴 상태 — 네 선의 간격이 좁아져 봉마다 순서가 바뀝니다. 가격이 한 가격대에 오래 머물 때 나옵니다
1번과 2번은 부등식 하나만 다르지만 차트의 맥락은 반대입니다. 1번은 긴 흐름이 아래인데 짧은 선이 버티는 중이고, 2번은 긴 흐름이 위인데 짧은 선이 밀린 중입니다. 둘 다 "정배열 아님"으로 묶어 버리면 이 차이가 지워집니다. 기록을 남길 때는 "몇 번째 부등호까지 성립하는가"를 같이 적는 편이 낫습니다.
선이 짧은 것부터 순서대로 서는 과정은 정배열 종목 목록의 유통기한에서 다뤘고, 역배열에서 짧은 선이 먼저 올라오는 구간은 역배열 매수를 재는 법에서 다뤘습니다. 여기서는 그 구간을 조건으로 적는 쪽만 봅니다.
정배열과 역배열이 같은 무게가 아닌 이유
부등식은 대칭인데, 차트에서 두 상태가 들어오고 나가는 속도는 대칭이 아닙니다. 이평선은 지나간 가격의 평균이라 가격이 빨리 움직일수록 선의 순서가 늦게 따라옵니다. 급하게 떨어진 뒤 역배열이 완성되는 데 걸리는 봉 수와, 천천히 오른 뒤 정배열이 완성되는 데 걸리는 봉 수는 가격 경로에 따라 다릅니다.
그래서 "정배열이 풀렸다"와 "역배열이 풀렸다"를 같은 크기의 사건으로 두면 기록이 틀어집니다. 둘 다 부등호 하나가 뒤집힌 것일 뿐이고, 몇 번째 부등호가 뒤집혔는지가 더 많은 것을 말해 줍니다. MA5와 MA20 사이가 뒤집힌 것과 MA60과 MA120 사이가 뒤집힌 것은 무게가 다릅니다.
정배열 돌파 수식 — 상태가 아니라 변화를 잡는 조건
조건검색에서 "정배열 돌파"라고 부르는 것은 대개 지금 정배열인 종목이 아니라 이번 봉에서 막 정배열이 된 종목을 뜻합니다. 수식으로 적으면 두 줄입니다.
이번 봉 : MA5 > MA20 > MA60 > MA120
>
직전 봉 : 위 조건이 성립하지 않음
첫 줄만 쓰면 정배열 상태가 수십 봉 이어지는 종목이 매번 목록에 올라옵니다. 둘째 줄을 붙여야 상태가 바뀐 봉 한 번만 잡힙니다. 역배열 진입도 같은 모양으로 적습니다.
여기에 흔히 가격 조건을 하나 더 붙입니다.
종가 > MA5
이걸 붙이면 이평선 순서는 정배열인데 가격이 이미 짧은 선 아래로 내려온 봉이 빠집니다. 붙일지 말지는 정할 문제이지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다만 붙였는지를 적어 두지 않으면 한 달 뒤 자기 목록끼리도 비교가 안 됩니다.
수식을 적을 때 빠뜨리기 쉬운 다섯 칸
같은 "정배열 돌파"라는 이름으로 서로 다른 목록이 나오는 이유는 대부분 아래 다섯 칸 중 하나가 달라서입니다.
- 이평선 종류 — 단순이동평균(SMA)인지 지수이동평균(EMA)인지입니다. EMA는 최근 봉에 무게를 더 주므로 같은 기간이어도 순서가 더 빨리 바뀝니다. 이동평균선 페이지에 두 방식의 차이가 있습니다
- 선의 개수 — 위 표처럼 선을 하나 늘릴 때마다 조건이 급격히 좁아집니다. 세 선 기준 목록과 네 선 기준 목록은 길이가 다릅니다
- 같음 처리 — 두 선 값이 소수점까지 같은 봉에서
>를 쓰는지>=를 쓰는지입니다. 가격이 한곳에 머무는 종목에서 이 차이로 판정이 봉마다 깜빡입니다 - 시간봉 — 1시간봉 정배열과 4시간봉 정배열은 서로 다른 조건입니다. 고르는 기준은 시간봉에 적어 두었습니다
- 봉 마감 여부 — 진행 중인 봉의 종가로 계산하면 판정이 봉이 닫히기 전에 바뀌었다가 되돌아옵니다. 확정 시각 이후의 값으로 셉니다
다섯 번째는 특히 코인에서 자주 문제가 됩니다. 주식 HTS의 조건검색은 장 마감 뒤 일봉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아 이 문제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바이낸스 무기한 선물은 24시간 돌아가므로 봉이 닫히는 시각을 따로 알아야 합니다. 한국 시간으로 언제인지는 봉 마감 시각과 한국 시간에 있습니다.
시간봉을 짧게 잡으면 판정이 더 자주 바뀝니다
1시간봉은 4시간봉보다 같은 기간에 봉이 네 배 많습니다. 봉이 많은 만큼 부등호가 뒤집힐 기회도 많습니다. 이평선 조건을 짧은 시간봉에 걸면 목록이 자주 바뀌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이 사이트의 기록에서도 시간봉별 차이는 크게 납니다. 지난 90일 동안 389종목을 9개 시간봉으로 감시한 기록 가운데, 공개 중인 두 시간봉에서 나온 이평선 기준 다이버전스 신호는 1시간봉 29,484건, 4시간봉 6,647건이었습니다. 약 4.4배 차이입니다. 정배열 판정 횟수를 센 숫자는 아니지만, 이평선에 걸린 조건은 시간봉이 짧을수록 더 자주 켜지고 꺼진다는 같은 성질을 보여 줍니다.
정배열 돌파 수식을 1시간봉에 걸면, BTCUSDT나 ETHUSDT처럼 거래가 많은 종목도 하루에 여러 번 정배열에 들어갔다 나왔다 할 수 있습니다. 그 가운데 직전 봉 조건을 빼먹으면 한 번의 정배열 구간이 여러 번의 돌파로 기록됩니다.
정배열 역배열을 다른 지표와 겹칠 때
정배열·역배열은 선의 순서만 말합니다. 가격이 선들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그 순서가 얼마나 오래 유지됐는지는 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다른 지표와 겹쳐 씁니다.
- RSI나 스토캐스틱과 겹칠 때 — 정배열 안에서 과매도, 역배열 안에서 과매수가 뜨는 경우를 따로 셉니다. 같은 30·70이라도 배열 상태에 따라 나오는 빈도가 다릅니다
- 다이버전스와 겹칠 때 — 역배열 안의 상승 다이버전스와 정배열 안의 상승 다이버전스는 다른 사건으로 기록합니다. 이 사이트의 5이평 다이버전스 기록은 90일 23,306건이고 상승 11,729건·하락 11,577건으로 거의 반반입니다. 배열 상태를 함께 적지 않으면 이 반반이 어느 쪽 배열에서 나온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 ATR과 겹칠 때 — 선들 사이 간격을 ATR 몇 개로 바꿔 적으면 "좁게 선 정배열"과 "넓게 벌어진 정배열"이 갈립니다
어느 경우든 배열 상태는 분류 칸으로 쓰고, 방향을 말해 주는 조건으로 쓰지 않는 편이 기록을 읽기 쉽게 만듭니다. 5이평 다이버전스 신호가 어떤 종목에 몰리는지는 5이평 다이버전스 목록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것
정배열과 역배열이 아닌 구간은 무엇이라고 부르나요
정해진 이름은 없습니다. 혼조, 꼬임, 수렴 등으로 부르는데 서로 다른 모양이 섞여 있습니다. 이름보다 몇 번째 부등호까지 성립하는지를 적는 편이 정확합니다.
선 두 개만 쓰면 되지 않나요
두 선이면 중간 구간이 없어져 판정은 단순해집니다. 대신 짧은 반등과 긴 흐름의 전환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세 선 이상을 쓰는 이유가 그 구분입니다.
정배열 돌파 수식에 거래량 조건을 붙여야 하나요
붙이면 목록은 짧아집니다. 다만 거래량 조건은 종목마다 평소 거래량이 달라서, 절대값으로 붙이면 거래가 많은 종목만 남습니다. 붙인다면 그 종목 자기 평균 대비 배수로 적는 편이 맞습니다.
정리
- 정배열과 역배열은 각각 모든 부등호가 동시에 성립하는 한 가지 순서입니다. 선이 네 개면 24가지 순서 가운데 22가지가 둘 다 아닙니다
- 중간 구간은 한 덩어리가 아닙니다. 짧은 선만 넘어온 상태와 긴 선만 정렬된 상태는 맥락이 반대입니다
- 정배열 돌파 수식은 이번 봉 조건 + 직전 봉 부정 두 줄로 적어야 상태가 아니라 변화가 잡힙니다
- 이평선 종류, 선 개수, 같음 처리, 시간봉, 봉 마감 여부 다섯 칸을 적어 두지 않으면 같은 이름의 목록끼리도 비교가 안 됩니다
처음 보는 말이 있으면 용어 사전에 다이버전스·펀딩비·미결제약정 등을 풀어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