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캐스틱은 차트 아래쪽 칸에 선 두 개가 붙어 다니는 그 지표입니다. 위아래로 붙은 가로선 두 개 사이를 오가고, 80을 넘으면 과매수, 20 아래로 내려가면 과매도라고 배웁니다. 여기까지는 어느 설명이나 같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바이낸스 USDⓈ-M 무기한 선물 354종목에 이 지표를 한꺼번에 대보면, 배운 대로 읽었는데도 목록이 이상하게 나옵니다. 어떤 날은 80 위에 200종목이 몰려 있고 어떤 날은 열 종목도 안 됩니다. 지표가 고장 난 게 아니라, 스토캐스틱이 세고 있는 것이 가격이 아니기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스토캐스틱 지표는 가격이 아니라 구간 안에서의 위치를 셉니다
스토캐스틱의 %K 는 이렇게 계산됩니다.
(지금 종가 − 최근 n봉의 최저가) ÷ (최근 n봉의 최고가 − 최근 n봉의 최저가) × 100
읽어 보면 가격이 얼마인지는 어디에도 안 들어 있습니다. 최근 n봉이 만든 폭 안에서 지금 종가가 어디쯤 걸려 있는가만 남습니다. 그래서 값이 0에서 100 사이에 갇히고, 종목마다 가격 단위가 달라도 같은 잣대로 비교됩니다.
이 성질이 장점이자 함정입니다. 장점은 BTCUSDT처럼 만 단위로 움직이는 종목과 소수점 아래에서 움직이는 종목을 한 화면에 나란히 놓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함정은 분모가 계속 바뀐다는 것입니다. 최근 n봉의 고저 폭이 좁아지면 가격이 조금만 움직여도 %K 가 크게 튀고, 폭이 넓어지면 같은 크기의 움직임이 거의 안 보입니다.
가격이 5% 올랐는데 %K 는 그대로일 수도 있고, 가격이 거의 안 움직였는데 %K 가 20에서 90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둘 다 정상 동작입니다. 스토캐스틱 차트를 가격 차트처럼 읽으면 여기서 어긋납니다.
스토캐스틱 차트에 선이 두 개인 이유
그려지는 선은 %K 와 %D 두 개입니다. %D 는 %K 를 몇 봉 평균 낸 것이라 항상 %K 보다 느리게 움직입니다. 이동평균을 지표 값에 한 번 더 씌운 셈입니다.
설정값이 5-3-3, 14-3-3 같은 형태로 적히는 것도 이 구조 때문입니다. 앞의 숫자가 고저 폭을 재는 봉 수, 뒤의 두 숫자가 %K 와 %D 를 각각 몇 봉 평균 내는지입니다. 패스트 스토캐스틱은 %K 를 평활하지 않은 것이고, 흔히 쓰는 슬로우 스토캐스틱은 %K 를 한 번 평활한 뒤 그것을 다시 평균 내 %D 를 만듭니다.
여기서 자주 오해가 생깁니다. 봉 수를 5에서 14로 늘리면 지표가 정확해지는 게 아니라 반응이 느려지고 교차 횟수가 줄어듭니다. 5이평과 10이평을 기준선으로 쓴 두 신호의 건수 차이가 같은 성질을 보여 줍니다. 최근 90일 기록에서 5이평 다이버전스는 21,089건, 10이평 다이버전스는 9,395건입니다. 기준선을 5봉에서 10봉으로 옮겼을 뿐인데 건수가 2.24배 차이 납니다. 시장이 달라진 게 아니라 잣대가 달라진 것입니다.
스토캐스틱도 똑같습니다. 5-3-3으로 훑은 목록과 14-3-3으로 훑은 목록은 겹치는 부분보다 안 겹치는 부분이 많고, 둘 중 어느 쪽이 맞는 목록인지는 지표가 알려 주지 않습니다.
스토캐스틱 RSI 는 스토캐스틱이 아닙니다
이름이 비슷해서 같은 지표의 변형처럼 보이지만, 입력이 다릅니다.
| 스토캐스틱 | 스토캐스틱 RSI | |
|---|---|---|
| 입력 | 가격 (종가·고가·저가) | RSI 값 |
| 재는 것 | 최근 n봉 가격 폭 안의 위치 | 최근 n봉 RSI 폭 안의 위치 |
| 값 범위 | 0 ~ 100 | 0 ~ 100 |
| 성격 | 가격의 위치 | 지표의 위치 |
| 흔한 오해 | 값이 높으면 비싸다 | 스토캐스틱의 정밀한 버전이다 |
스토캐스틱 RSI 는 가격 대신 RSI 를 재료로 넣고 같은 공식을 돌립니다. 그래서 한 번 걸러진 값을 다시 한 번 구간 위치로 바꾸는 이중 가공이 됩니다. 결과적으로 훨씬 자주 0 과 100 근처에 달라붙고, 교차도 더 잦습니다.
두 지표를 같은 화면에 켜 두면 방향이 어긋나는 구간이 계속 나옵니다. 어느 쪽이 틀린 게 아니라 서로 다른 것을 재고 있어서입니다. 스토캐스틱은 가격이 최근 폭 안에서 어디 있는지, 스토캐스틱 RSI 는 RSI 가 최근 RSI 폭 안에서 어디 있는지를 말합니다. RSI 자체를 조건으로 옮기는 순서는 RSI 다이버전스 검색식 세우는 법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지표를 겹쳐 켠다고 판단이 단단해지지는 않습니다. 같은 가격 계열에서 파생된 지표끼리는 서로를 검증해 주지 못합니다. 스토캐스틱·스토캐스틱 RSI·RSI 를 셋 다 켜 놓고 "세 지표가 모두 과매도"라고 말하는 것은, 사실 한 가지 사실을 세 번 다르게 적은 것에 가깝습니다.
80·20 이 무기한 선물에서 잘 안 맞는 이유
과매수·과매도 선을 80 과 20 에 긋는 관습은 장이 열리고 닫히는 시장에서 자리 잡은 것입니다. 무기한 선물은 장 마감 없이 계속 거래되고, 추세가 붙으면 %K 가 80 위에 며칠씩 눌러앉습니다. 이 상태를 "과매수라 곧 떨어진다"로 읽으면 상승 구간 내내 반대편에 서 있게 됩니다.
값이 눌러앉는 이유도 공식에서 나옵니다. 계속 오르는 구간에서는 최근 n봉의 최고가가 매 봉 갱신되지만 종가도 같이 최고가 근처에 있으므로, 분자와 분모가 함께 커지면서 %K 가 100 근처를 유지합니다. 지표가 버티는 게 아니라 그렇게 계산될 수밖에 없습니다.
354종목에 같은 임계값을 대면 이 문제가 한 번 더 커집니다. 종목마다 평소 변동폭이 달라서, 같은 80이라도 어떤 종목에는 흔한 값이고 어떤 종목에는 드문 값입니다. 90일 기록에서 5이평 다이버전스 상위를 보면 ETHW·MEGA·HOME 이 각 78건, 소닉(S)·카이토(KAITO)·세타토큰(THETA)이 각 77건인데, 10이평 쪽 상위는 LPT 44건, NIGHT·더그래프(GRT) 41건, YB·갈라(GALA)·MEME 40건입니다. 같은 354종목 안에서도 신호가 남는 밑수가 종목마다 이만큼 다릅니다.
그래서 임계값을 고정 숫자로 두는 것보다 종목별로 평소 분포의 어디쯤인지로 바꾸는 편이 낫습니다. 백분위로 옮겨 두면 종목 간 비교가 성립합니다.
354종목에 한꺼번에 대면 목록 길이가 시장 상태를 따라갑니다
한 종목 차트에서 스토캐스틱을 보는 것과, 354종목을 스토캐스틱으로 거르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전자는 "이 종목이 지금 최근 폭의 어디쯤인가"를 묻습니다. 후자는 "지금 그 조건에 걸리는 종목이 몇 개인가"를 묻는데, 이 답은 조건이 아니라 시장이 정합니다. 시장 전체가 같이 오른 날에는 80 위에 수백 종목이 몰리고, 방향이 갈린 날에는 몇 종목만 남습니다. 목록이 짧다고 좋은 것만 걸러진 게 아닙니다. 이 쏠림 자체를 따로 보려면 시장 폭 쪽이 맞는 도구입니다.
이 사이트의 신호 목록에 쌓이는 것들은 그래서 절대 임계값 대신 관계로 정의돼 있습니다. 가격과 기준선의 방향이 어긋나는 자리를 잡는 다이버전스와, 조건 세 가지가 같은 봉에서 맞는 삼박자입니다. 최근 90일에 1시간봉과 4시간봉을 합쳐 32,472건이 남았고, 그중 26,826건이 1시간봉, 5,646건이 4시간봉입니다. 종류별로는 5이평 21,089건, 10이평 9,395건, 삼박자 1,988건입니다.
삼박자 상위 종목은 QNT 16건, 매직에덴(ME) 14건, 더그래프(GRT)·코스모스(ATOM) 각 13건, 나스닥100 ETF(QQQ)·RSR·테조스(XTZ)·TSMC(TSM) 각 12건입니다. 90일 동안 354종목에서 1,988건이면 종목당 평균 5.6건이고, 상위 종목이라 해도 열몇 건입니다. 조건을 좁히면 목록이 이 정도까지 줄어든다는 감각을 미리 갖고 있는 편이 낫습니다.
스토캐스틱을 조건으로 옮길 때 먼저 적어 둘 것들
지표를 눈으로 보는 단계에서 검색 조건으로 옮기는 순간, 말로 뭉뚱그렸던 부분이 전부 숫자를 요구합니다.
- 시간봉을 하나로 고정합니다. 1시간봉
14-3-3과 4시간봉14-3-3은 다른 지표입니다. 시간봉 표기를 조건 맨 앞에 적어 두세요. - 마감된 봉에서만 판정합니다. 진행 중인 봉의 종가는 계속 바뀌므로 %K 도 계속 바뀝니다. 확정 시각 기준으로 잡지 않으면 화면을 볼 때마다 목록이 달라지고, 이걸 리페인팅이라고 부릅니다.
- 교차를 무엇으로 볼지 정합니다. %K 가 %D 를 위로 지나는 순간인지, 지난 뒤 한 봉이 더 마감된 것까지인지에 따라 건수가 크게 달라집니다.
- 워밍업 구간을 버립니다.
14-3-3이면 최소 18봉 이상이 쌓여야 첫 값이 나옵니다. 워밍업이 안 끝난 구간의 값을 목록에 넣으면 신규 상장 종목이 상위에 몰립니다. - 임계값을 백분위로 바꿉니다. 80 대신 "이 종목 최근 90일 상위 10퍼센타일" 같은 식이어야 354종목 비교가 성립합니다.
- 조건을 적은 날짜를 같이 적습니다. 두 주 뒤 목록이 달라졌을 때, 시장이 변한 건지 내가 설정을 만진 건지 구분할 방법이 그것뿐입니다.
이 지표로 답할 수 있는 질문과 없는 질문
스토캐스틱 개념을 한 줄로 줄이면 "최근 폭 안에서 지금 어디"입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 답할 수 있는 것 — 최근 n봉 폭 안에서 종가의 위치, 그 위치의 변화 속도, %K 와 %D 의 교차 시점, 종목 간 위치 비교(백분위로 바꿨을 때).
- 답할 수 없는 것 — 지금이 비싼지 싼지, 다음 봉의 방향, 이 자리에서 들어가면 어떻게 되는지.
세 번째가 특히 중요합니다. 어떤 조건 뒤에 무엇이 일어났는지를 세려면 비교 대상이 있어야 합니다. 5이평 다이버전스 21,089건만 해도 상승 쪽 12,099건, 하락 쪽 8,990건으로 이미 한쪽으로 기울어 있고, 삼박자는 매수 1,350건 대 매도 638건으로 더 기울어 있습니다. 밑수가 이렇게 쏠려 있으면 "이 조건 다음에 상승이 많더라"는 관찰은 조건 때문인지 원래 기록이 그쪽에 많아서인지 구분되지 않습니다. 같은 기간의 기저율과 나란히 놓기 전까지는 숫자가 아니라 인상입니다.
이 사이트가 신호 뒤에 확률을 붙이지 않는 이유도 같습니다. 세지 않아서가 아니라, 비교 대상 없이 센 숫자는 붙이는 순간 잘못 읽히기 때문입니다. 공개하는 것은 얼마나 자주 나오는가까지입니다.
정리
스토캐스틱 지표는 가격의 높낮이가 아니라 최근 구간 안에서의 위치를 재는 도구입니다. 분모가 매 봉 바뀌기 때문에 값이 튀는 것도, 추세 구간에서 80 위에 눌러앉는 것도 고장이 아니라 공식대로 나온 결과입니다.
스토캐스틱 차트를 제대로 쓰려면 세 가지만 분명히 해 두면 됩니다. 첫째, %K 와 %D 는 같은 값의 빠른 판과 느린 판이지 서로 다른 근거가 아닙니다. 둘째, 스토캐스틱 RSI 는 재료가 RSI 라 완전히 다른 지표이고, 둘을 겹친다고 판단이 두 배로 단단해지지 않습니다. 셋째, 354종목을 한꺼번에 훑을 때는 80·20 같은 고정 임계값보다 종목별 백분위가 맞습니다.
90일 32,472건이라는 기록이 쓸모 있는 이유도 개수 자체가 아니라, 그 전부가 마감된 봉에서 같은 규칙으로 나왔다는 데 있습니다. 지표를 무엇으로 바꾸든 이 조건이 먼저입니다.
처음 보는 말이 있으면 용어 사전에 다이버전스·펀딩비·미결제약정 등을 풀어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