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캐스틱을 차트에 얹으면 설정 칸이 하나 뜹니다. 숫자 세 개와 패스트·슬로우 선택이 들어 있고, 기본값은 툴마다 다릅니다. 어떤 곳은 5-3-3 으로 켜져 있고 어떤 곳은 14-3-3 이며, 주식 HTS 계열은 또 다른 값으로 시작합니다.
여기서 대부분 같은 질문에 걸립니다. 어느 값이 맞는 값인가. 검색해 보면 5-3-3 이 좋다는 글과 14-3-3 이 정석이라는 글이 나란히 나오고, 둘 다 근거처럼 보이는 차트를 한 장씩 들고 있습니다.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은 그 세 숫자가 각각 무엇을 바꾸는지입니다. 지표가 무엇을 세는 값인지는 스토캐스틱 지표 개념에 따로 적어 두었으니, 이 글은 설정 칸만 다룹니다.
스토캐스틱 설정값의 세 숫자는 서로 다른 일을 합니다
14-3-3 처럼 적히는 세 숫자는 순서대로 이렇습니다.
| 자리 | 흔한 이름 | 바꾸면 달라지는 것 |
|---|---|---|
| 첫째 | %K 기간 · Length · 기간 | 고저 폭을 몇 봉에서 재는지 |
| 둘째 | 슬로잉 · Smooth K | %K 선을 몇 봉 평균 내는지 |
| 셋째 | %D 기간 · Smooth D | %D 선을 몇 봉 평균 내는지 |
첫째 숫자만 성격이 다릅니다. 이것은 재료를 바꾸는 값입니다. 14 를 5 로 줄이면 최근 5봉의 최고가와 최저가로 폭을 다시 잡으므로, 분모 자체가 달라지고 값이 통째로 새로 계산됩니다.
둘째·셋째는 이미 계산된 값을 다듬는 값입니다. 선이 매끈해지고 교차가 줄어들 뿐, 지표가 무엇을 재는지는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설정을 손볼 때 첫째 숫자와 나머지 둘을 같은 무게로 만지면 안 됩니다. 첫째를 바꾸면 다른 지표가 되고, 나머지를 바꾸면 같은 지표의 다른 표시가 됩니다.
툴마다 이름이 다른 것도 혼란을 키웁니다. 어떤 화면은 %K 기간 / 슬로잉 / %D 기간 으로, 어떤 화면은 Length / Smooth K / Smooth D 로 적습니다. 라벨이 달라도 자리 순서는 대체로 같으니, 이름 대신 몇 번째 칸인지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패스트와 슬로우는 설정값이 아니라 평균을 한 번 더 내느냐입니다
패스트 스토캐스틱과 슬로우 스토캐스틱은 별개의 지표가 아닙니다. 같은 계산에서 평활 단계를 하나 더 밟느냐의 차이입니다.
- 패스트 %K — 공식 그대로의 값. 봉마다 튑니다
- 패스트 %D — 패스트 %K 를 몇 봉 평균 낸 값
- 슬로우 %K — 패스트 %K 를 몇 봉 평균 낸 값
- 슬로우 %D — 슬로우 %K 를 다시 평균 낸 값
읽어 보면 알겠지만 패스트 %D 와 슬로우 %K 는 같은 계산입니다. 패스트를 켜 놓고 %D 만 보던 사람과 슬로우를 켜 놓고 %K 를 보던 사람은 사실 같은 선을 보고 있었던 셈입니다.
그래서 "패스트가 민감해서 신호가 빠르다"는 말은 절반만 맞습니다. 빨라지는 것은 %K 선 하나이고, 두 선의 교차를 기준으로 본다면 패스트는 한 칸 앞당겨진 슬로우입니다. 대신 톱니가 심해져 교차 횟수가 늘어납니다. 늘어난 교차 중에서 어느 것이 쓸 만한지는 설정이 알려 주지 않습니다.
5-3-3 과 14-3-3 중 어느 쪽인지 지표는 답하지 않습니다
첫째 숫자를 줄이면 폭을 재는 창이 좁아집니다. 좁은 창에서는 가격이 조금만 움직여도 최고·최저가 갱신되므로 값이 0 과 100 근처로 자주 밀려납니다. 창을 넓히면 반대가 됩니다. 극단값이 드물어지고 선이 가운데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여기서 흔한 오해가 생깁니다. 창을 넓히면 지표가 정확해진다고 읽는 것입니다. 넓힌 창은 정확한 것이 아니라 느린 것입니다. 어느 쪽이 옳은지는 지표 바깥에서 정해야 합니다.
기준선 하나를 바꿨을 때 결과가 얼마나 달라지는지는 우리 기록에서도 바로 보입니다. 최근 90일 동안 바이낸스 USDⓈ-M 무기한 선물 365종목에서 5이평 다이버전스는 21,148건, 10이평 다이버전스는 9,452건이 남았습니다. 잣대를 5봉에서 10봉으로 한 칸 옮겼을 뿐인데 건수가 2.24배 차이 납니다.
시장이 두 배로 달라진 것이 아닙니다. 세는 자가 달라진 것입니다. 스토캐스틱의 첫째 숫자를 5 에서 14 로 옮기는 것도 성격이 같습니다.
그래서 "최적 설정값"을 찾는 작업은 대개 이런 모양이 됩니다. 지난 몇 달 차트에 여러 값을 대 보고 가장 그럴듯해 보이는 값을 고릅니다. 그 값은 그 구간에서 가장 잘 맞은 값이고, 다음 구간에도 그렇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값을 고르는 과정에서 어떤 함정을 밟게 되는지는 백테스트 데이터 점검 목록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현실적인 선택은 이렇습니다. 값을 바꿔 가며 답을 찾기보다, 하나를 정해 놓고 그 값이 만들어 내는 목록의 성격을 익히는 편이 낫습니다. 5-3-3 은 목록이 길고 자주 바뀝니다. 14-3-3 은 짧고 뜸합니다. 둘 다 정상이며, 감당할 수 있는 쪽을 고르는 문제에 가깝습니다.
설정값보다 시간봉을 먼저 정해야 합니다
같은 14 라도 1시간봉에서는 14시간이고 4시간봉에서는 56시간, 즉 이틀 하고도 여덟 시간입니다. 봉 수는 같아도 덮는 시간이 네 배 차이 납니다. 설정값을 그대로 두고 시간봉만 바꾸면 이미 다른 지표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 차이가 결과에 어떻게 나타나는지도 기록에 있습니다. 같은 90일 동안 1시간봉에서는 27,037건, 4시간봉에서는 5,547건이 남았습니다. 4.87배입니다. 우리가 돌리는 시간봉은 6개이고 그중 1시간봉과 4시간봉을 공개하고 있는데, 두 칸만 비교해도 이만큼 벌어집니다.
순서를 뒤집으면 설정 고민이 훨씬 단순해집니다.
- 며칠 단위로 볼 것인지 먼저 정합니다
- 거기에 맞는 시간봉을 고릅니다
- 그다음에야 첫째 숫자를 정합니다
- 둘째·셋째는 선이 읽히는 정도로만 맞춥니다
3번과 4번에서 시간을 많이 쓰는 만큼 1번과 2번이 흐려집니다. 실제로 어긋나는 지점은 대부분 앞의 두 칸입니다.
주식 HTS 기본값을 무기한 선물 차트에 그대로 옮기면
키움 같은 주식 매매 프로그램에서 쓰던 설정을 코인 차트에 그대로 가져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숫자 자체는 옮겨도 됩니다. 다만 그 값이 만들어진 전제가 함께 오지 않습니다.
주식 쪽 기본값은 대체로 일봉과 장 마감이 있는 시장을 전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루에 봉 하나가 닫히고, 밤에는 거래가 멈추고, 다음 날 시가에 간밤의 소식이 한꺼번에 반영됩니다.
무기한 선물은 그 세 가지가 다 없습니다. 24시간 이어지고, 장 마감이 없으니 갭이 거의 생기지 않으며, 일봉 경계도 거래소 기준 시각을 따릅니다. 같은 숫자를 넣어도 지표가 통과하는 데이터의 결이 다릅니다.
특히 과매수·과매도 구간에 오래 눌러앉는 성질이 강해집니다. 장이 닫히며 흐름이 끊기는 구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주식 차트 감각으로 "80 위에 며칠씩 있는 것은 이상하다"고 읽으면 어긋납니다. 이 문제는 스토캐스틱만의 것이 아니라 이동평균 계열 전체에 걸리며, 주식 이동평균선을 코인 차트에 쓸 때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기간을 늘리면 앞쪽 봉이 비어서 목록이 짧아집니다
설정값을 키우면 눈에 잘 안 띄는 부작용이 하나 붙습니다. 계산이 시작되는 지점이 뒤로 밀립니다.
5-3-3 은 첫 값이 나오기까지 대략 아홉 번째 봉이 필요합니다. 5봉으로 폭을 재고, 3봉 평균을 내고, 그것을 다시 3봉 평균 내기 때문입니다. 14-3-3 이면 열여덟 번째 봉쯤에서야 첫 값이 나옵니다. 그 앞은 값이 없는 것이지 0 인 것이 아닙니다.
한 종목 차트에서는 왼쪽 끝이 조금 비는 정도라 문제가 안 됩니다. 감시 목록 365종목에 한꺼번에 대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최근에 상장한 종목은 봉 자체가 모자라 계산에서 통째로 빠지고, 목록에는 조건에 안 걸린 것처럼 보입니다. 조건에 걸리지 않은 것과 계산이 안 된 것은 다른데 화면에서는 구분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워밍업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설정과 함께 적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목록이 갑자기 짧아졌을 때 시장이 조용해진 것인지 계산이 덜 된 것인지 가릴 수 있습니다.
설정을 바꾸기 전에 봉이 닫혔는지부터 봅니다
값을 이리저리 바꾸다 보면 "이 설정은 신호가 늦다"는 인상을 받게 되는데, 상당 부분은 설정이 아니라 아직 안 닫힌 봉을 보고 있어서 생깁니다.
진행 중인 봉의 %K 는 계속 움직입니다. 최고가나 최저가가 갱신될 때마다 분모가 바뀌고, 종가가 확정되지 않았으니 분자도 바뀝니다. 봉 중간에 교차한 것처럼 보였다가 마감할 때 되돌아가는 일이 흔합니다. 이 되돌아감을 리페인팅이라고 부르며, 설정값을 아무리 만져도 없어지지 않습니다.
우리 기록이 확정 시각 기준으로만 남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봉이 닫힌 뒤의 값만 셉니다. 어느 시각에 어느 봉이 닫히는지는 봉 마감 시각에 시간봉별로 적어 두었습니다.
설정을 손보기 전에 이것부터 맞추면 바꿔야 할 것이 훨씬 줄어듭니다. 대부분의 "느리다"는 느낌은 봉 마감을 기다리는 시간이지 지표의 지연이 아닙니다.
80 과 20 도 사실은 설정값입니다
세 숫자에만 신경 쓰다 보면 임계선을 설정으로 세지 않게 됩니다. 그러나 80 과 20 은 계산에서 나온 값이 아니라 사람이 그어 둔 선입니다.
종목마다 평소 변동폭이 다르므로 같은 80 이라도 의미가 다릅니다. 90일 기록에서 5이평 쪽 상위는 세타토큰(THETA)과 YB 가 각 78건, ESP·카이토(KAITO)·소닉(S)·ETHW·HOME 이 각 77건입니다. 10이평 쪽 상위는 LPT 44건, NIGHT 과 더그래프(GRT)가 각 41건입니다. 같은 365종목 안에서도 신호가 남는 밑수가 종목마다 이만큼 벌어집니다.
이런 상태에서 모든 종목에 같은 80 을 대면, 어떤 종목에는 흔한 값이고 어떤 종목에는 몇 달에 한 번인 값이 됩니다. 목록 위쪽을 특정 종목들이 계속 차지하는 것도 대개 이 때문입니다.
고정 숫자 대신 백분위로 옮기면 이 문제가 줄어듭니다. "80 을 넘었다" 대신 "이 종목 기준으로 최근 분포의 위쪽 몇 퍼센트다"로 읽는 것입니다. 종목 간 비교가 그제야 성립합니다.
스토캐스틱 RSI 는 설정 칸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름이 비슷해 같은 설정을 쓸 것 같지만, 스토캐스틱 RSI 는 숫자가 하나 더 붙습니다. RSI 를 몇 봉으로 계산할지가 앞에 들어가고, 그 RSI 값에 스토캐스틱 공식을 다시 씌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4-14-3-3 같은 형태가 됩니다. 앞의 14 는 RSI 기간, 뒤의 14 는 그 RSI 의 고저 폭을 재는 창입니다. 두 값을 같은 숫자로 두는 것이 관행일 뿐 규칙은 아닙니다.
값이 이중으로 가공되므로 0 과 100 에 달라붙는 시간이 훨씬 깁니다. 스토캐스틱 기준으로 익힌 임계선을 그대로 옮기면 목록이 과하게 길어집니다. RSI 자체를 조건으로 세우는 순서는 RSI 다이버전스 검색식 세우는 법에 있습니다.
설정을 바꾸기 전에 확인할 것
무엇을 바꾸든 아래 네 가지가 먼저 정리되어야 비교가 성립합니다.
- 시간봉이 정해졌는가 — 1시간봉 27,037건과 4시간봉 5,547건처럼, 시간봉이 흔들리면 설정 비교가 무의미해집니다
- 봉이 닫힌 값으로 보고 있는가 — 진행 중인 봉끼리 비교하면 매번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 첫째 숫자를 바꾸는가, 나머지를 바꾸는가 — 앞의 것은 지표를 바꾸는 일이고 뒤의 것은 표시를 다듬는 일입니다
- 몇 종목에 대는가 — 한 종목에서 좋아 보인 값이 365종목 목록에서도 그런지는 별개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덧붙이면, 설정을 바꿔서 신호 수가 줄면 대개 "정제됐다"고 읽게 되는데 근거가 없는 해석입니다. 삼박자 조건은 90일 동안 1,984건으로 5이평 쪽 21,148건보다 훨씬 적지만, 그것은 조건이 겹겹이라 적은 것이지 남은 것이 더 나은 것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조건을 좁힐수록 표본도 같이 줄어들어 판단이 더 어려워지는 면도 있습니다.
설정 칸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나머지는 그 값으로 나온 목록을 얼마나 오래 같은 방식으로 봐 왔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처음 보는 말이 있으면 용어 사전에 다이버전스·펀딩비·미결제약정 등을 풀어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