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고 있는 종목에 상장폐지 공지가 뜨면 먼저 떠오르는 건 현물 쪽 경험입니다. 현물은 상폐가 되어도 코인이 지갑에 남고, 출금 기한 안에 다른 거래소로 옮기면 그만입니다. 무기한 선물은 사정이 다릅니다. 옮길 물건이 없습니다. 계약은 그 거래소 안에만 있고, 상폐는 그 계약이 정해진 시각에 강제로 끝난다는 뜻입니다.
무기한 선물의 구조 자체는 무기한 선물과 무기한 선물 원리에 적어 두었습니다. 이 글은 공지가 뜬 뒤부터 계약이 사라질 때까지 화면에서 무엇이 바뀌고, 그 사이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만 다룹니다. 바이낸스 USDⓈ-M 공지 형식을 기준으로 적고, 바이비트·OKX·비트겟도 큰 흐름은 같습니다. 세부 시각과 가격 산식은 공지마다 다르니 수치는 해당 공지문에서 다시 확인하세요.
무기한 선물 상폐는 '정산'으로 끝납니다
보통의 선물은 만기일에 정산됩니다. 무기한 선물은 만기가 없으니 정산될 일이 없는데, 상폐 공지는 이 계약에 사후적으로 만기를 하나 붙이는 일에 가깝습니다. 공지문에는 대개 세 가지가 들어 있습니다.
- 신규 진입이 막히는 시각 — 이때부터는 포지션을 줄이거나 닫는 주문만 받습니다
- 자동 정산 시각 — 남아 있는 포지션을 거래소가 한꺼번에 닫는 시각입니다
- 정산 가격을 정하는 방식 — 마지막 체결가가 아니라 지수 가격을 일정 시간 평균한 값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 번째가 중요합니다. 정산 가격이 마지막 체결가가 아니라는 것은, 정산 직전에 호가창이 한쪽으로 쏠려 체결가가 튀어도 그 값으로 닫히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내가 보고 있는 차트의 마지막 종가와 실제 정산 가격이 어긋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차트는 체결가로 그려지고 정산은 지수 쪽을 봅니다. 두 가격의 차이는 무기한 선물 거래 화면 보는 순서에서 다룬 체결가·마크 가격·지수 가격 구분과 같은 이야기입니다.
자동 정산 시각에 남아 있던 미체결 주문은 취소됩니다. 지정가로 걸어 둔 익절 주문이나 손절 주문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정산 뒤에는 그 계약의 차트가 더 이상 갱신되지 않고, 거래소 목록에서도 빠집니다.
공지와 정산 사이에 화면에서 바뀌는 것
공지가 뜬 뒤 정산까지는 짧으면 며칠, 길면 한두 주입니다. 이 기간에 포지션을 들고 있으면 평소와 다른 숫자들이 보입니다.
| 화면 칸 | 평소 | 공지 뒤 흔히 보이는 모양 |
|---|---|---|
| 호가창 | 촘촘하게 쌓여 있음 | 층이 얇아지고 호가 사이 간격이 벌어짐 |
| 24시간 거래대금 | 종목별로 일정한 범위 | 공지 직후 한 번 튀었다가 빠르게 줄어듦 |
| 미결제약정 | 오르내림 | 진입이 막히면 줄어드는 방향으로만 움직임 |
| 펀딩비 | 기본값 근처 | 한쪽으로 크게 기울거나 정산 주기가 짧아지기도 함 |
| 최대 레버리지 | 구간표대로 | 구간표가 낮게 조정되기도 함 |
미결제약정이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신규 진입이 막히면 새로 계약이 생길 길이 없고, 닫히는 계약만 남습니다. 평소처럼 미결제약정 보는법의 네 가지 조합으로 읽으면 엉뚱한 결론이 나옵니다. 이 기간의 미결제약정 감소는 시장의 판단이 아니라 규칙의 결과입니다.
펀딩비도 비슷합니다. 거래 참여자가 빠지면서 계약 가격이 지수에서 멀어지기 쉽고, 그만큼 펀딩비가 커집니다. 평소의 펀딩비 읽기 방식으로 "쏠렸다"고 판단할 근거가 아닙니다. 들고 있는 쪽에서는 보유 비용이 커졌다는 것만 확인하면 됩니다.
상폐 전 청산이 더 잘 나는 이유
공지 뒤 가장 흔한 사고는 정산 시각 전에 청산되는 것입니다. 이유는 두 가지가 겹칩니다.
첫째, 호가가 얇아지면 꼬리가 길어집니다. 평소라면 여러 층에 걸쳐 흡수될 시장가 주문이 한두 층을 한 번에 뚫습니다. 1시간봉 하나 안에서 위아래로 긴 꼬리가 생기고, 그 꼬리가 마크 가격까지 끌고 가면 청산선에 닿습니다. 청산은 마크 가격으로 판정하므로 체결가 꼬리 하나만으로 청산되지는 않지만, 지수를 이루는 현물 쪽도 같은 종목이라 함께 얇아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둘째, 레버리지 구간표가 바뀌면 유지 증거금이 올라갑니다. 같은 포지션 크기라도 허용 레버리지가 낮아지면 요구되는 증거금이 늘고, 청산 가격이 진입가 쪽으로 다가옵니다. 구간표가 왜 청산 가격을 움직이는지는 레버리지 구간 조정에, 청산 가격 계산은 청산가 계산기 입력 칸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공지가 뜨면 포지션 창의 청산 가격을 다시 확인하세요. 진입할 때 봐 둔 숫자는 구간표가 바뀌면 더 이상 맞지 않습니다.
현물 상폐와 선물 상폐는 따로 움직입니다
현물 상폐 공지와 선물 상폐 공지는 별개입니다. 같은 거래소 안에서도 한쪽만 나기도 합니다.
- 현물만 상폐되는 경우 — 선물 계약은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지수 가격은 여러 현물 거래소 가격을 묶어 만들기 때문에, 현물을 내리는 거래소가 늘면 지수의 재료가 줄어듭니다. 재료가 적은 지수는 한 거래소의 움직임에 크게 끌려가고, 그 지수를 따르는 마크 가격도 덜 안정적이 됩니다
- 선물만 상폐되는 경우 — 현물은 계속 거래되는데 선물 계약만 정산됩니다. 거래대금이 줄어 계약을 유지할 이유가 없어졌을 때 흔합니다. 현물 지갑에 같은 코인이 있어도 선물 포지션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 둘 다 상폐되는 경우 — 순서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공지문 두 개를 따로 읽고 시각을 각각 적어 두세요
"현물 공지를 봤으니 선물도 그때 닫히겠지"라는 짐작이 가장 위험합니다. 선물 정산 시각은 선물 공지에만 적혀 있습니다.
상폐처럼 보이지만 상폐가 아닌 것
목록에서 종목이 사라졌다고 모두 상폐는 아닙니다. 계약이 다른 이름으로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 토큰 교체 — 프로젝트가 새 토큰으로 옮기면 옛 이름의 계약을 정산하고 새 이름의 계약을 따로 엽니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옛 계약의 상폐이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름 변경입니다. 포지션이 자동으로 넘어가지는 않으니 새 계약에서 다시 잡아야 합니다
- 단위 변경 — 1개 가격이 너무 작은 종목은
1000PEPEUSDT처럼 1000개 묶음 단위로 계약을 새로 만들기도 합니다. 차트 가격이 1000배가 되므로, 옛 계약에 그어 둔 지지·저항 선은 그대로 쓸 수 없습니다 - 일시 거래 중지 — 점검이나 네트워크 문제로 잠깐 멈추는 것은 정산이 아닙니다. 포지션은 그대로 남고, 재개되면 이어집니다
세 경우 모두 차트에 끊김이 생깁니다. 이평선이나 ATR 같은 지표를 다시 계산해야 하는데, 새 계약은 봉 수가 모자라서 처음 며칠은 지표가 제대로 서지 않습니다. 새로 상장한 계약이 워밍업 구간을 거치는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감시 목록에서는 어떻게 빠지나
이 사이트의 감시 목록은 바이낸스 USDT 무기한 계약을 거래대금 순으로 다시 짜서 만듭니다. 지금은 400종목이고, 1시간봉과 4시간봉 두 시간봉을 공개합니다. 상폐 공지가 뜬 종목은 거래대금이 마르면서 순위에서 밀려나고, 정산 뒤에는 거래 중인 계약 목록에서 빠지므로 더 이상 스캔하지 않습니다. 목록이 어떻게 짜이는지는 감시 목록에 적어 두었습니다.
90일 동안 기록된 표시는 1시간봉 30,389건, 4시간봉 7,523건입니다. 종류별로는 5이평 다이버전스 24,511건, 10이평 다이버전스 11,035건, 삼박자 2,366건입니다. 이 숫자는 그 기간에 감시 목록에 있던 종목들 전체에서 나온 것이라, 중간에 목록에서 빠진 종목의 지난 표시도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상폐된 종목의 지난 신호는 지금 차트에서 다시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 기록을 볼 때 그 종목이 지금도 거래 중인지 먼저 보세요.
반대 방향도 있습니다. 공지 직후 거래대금이 잠깐 튀면 그 종목이 오히려 순위 위로 올라오기도 합니다. 이때 그 종목에서 5이평 다이버전스 같은 표시가 뜨더라도, 얇은 호가에서 생긴 꼬리 하나가 저점이나 고점을 만든 것일 수 있습니다. 상폐 공지가 붙은 종목의 표시는 평소 종목과 같은 무게로 읽지 마세요.
공지를 봤을 때 확인할 순서
- 공지 종류 확인 — 현물인지 선물인지, 둘 다인지. 선물이면 계약 이름이 정확히 내 포지션과 같은지(같은 코인이라도 USDⓈ-M과 COIN-M은 다른 계약입니다)
- 시각 세 개 적기 — 진입 제한 시각, 자동 정산 시각, 그리고 내 시간대로 바꾼 값. 공지는 보통 UTC로 적혀 있어 한국 시간은 9시간을 더해야 합니다. 봉 마감 시각과 시간대 계산은 봉 마감 시간과 같은 방식입니다
- 포지션 창 다시 보기 — 청산 가격, 마진 비율, 레버리지 구간이 바뀌었는지
- 걸어 둔 주문 정리 — 정산 시각에 어차피 취소되지만, 그 전에 얇은 호가에서 엉뚱한 가격에 체결될 수 있습니다
- 닫을지, 정산까지 둘지 정하기 — 정산까지 두면 정산 가격 산식을 따르게 되고, 그 사이의 펀딩비와 청산 위험을 계속 집니다. 직접 닫으면 그 순간 호가에서 체결되고 수수료가 붙습니다. 어느 쪽이 유리하다는 정답은 없고, 공지문의 산식과 지금 호가 두께를 보고 고르는 문제입니다
수수료 쪽 계산이 필요하면 선물 수수료 계산기 입력 칸을 보세요. 공지 뒤 거래대금이 줄어든 계약에서는 시장가로 닫을 때 체결가가 화면에 보이는 가격보다 몇 층 아래에서 잡힐 수 있으니, 수수료보다 그 차이가 더 클 수 있습니다.
처음 보는 말이 있으면 용어 사전에 다이버전스·펀딩비·미결제약정 등을 풀어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