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트를 처음 열면 볼 것이 너무 많습니다. 봉이 빽빽하게 서 있고 아래에는 막대가 깔려 있고, 남들이 쓴다는 보조지표를 하나씩 얹다 보면 화면이 금세 복잡해집니다. 그런데 정작 "그래서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를 물으면 답하기가 어렵습니다.
차트 보는 법은 지표를 몇 개 아느냐의 문제라기보다 무엇을 먼저 보느냐의 순서 문제에 가깝습니다. 이 글은 캔들 하나에 담긴 값에서 시작해, 봉이 닫히기 전과 후가 왜 다른지, 선을 얹기 전에 시간봉을 먼저 골라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차례대로 정리합니다. 주식 차트에서 익힌 감각을 코인으로 옮길 때 어긋나는 지점은 마지막에 따로 적었습니다.
캔들 하나는 네 숫자다 — 시가·고가·저가·종가
봉 하나는 정해진 시간 동안 일어난 일을 네 개의 숫자로 줄여 놓은 것입니다.
- 시가 — 그 구간이 시작될 때의 가격
- 종가 — 구간이 끝날 때의 가격
- 고가 · 저가 — 구간 안에서 닿았던 가장 높은 값과 가장 낮은 값
몸통은 시가와 종가 사이 구간이고, 위아래로 뻗은 가는 선이 고가와 저가까지의 꼬리입니다. 종가가 시가보다 높으면 양봉, 낮으면 음봉으로 색이 갈립니다. 캔들 차트가 담고 있는 정보는 여기까지입니다. 그 이상은 전부 이 네 숫자를 가공한 것입니다.
읽을 때 알아 둘 것은, 네 숫자의 무게가 같지 않다는 점입니다. 고가와 저가는 구간 안에서 잠깐이라도 닿은 값이라 단 한 번의 체결로도 만들어집니다. 얇은 종목이라면 몇백 달러짜리 주문 하나가 긴 꼬리를 남기기도 합니다. 반면 종가는 구간이 끝나는 순간에 실제로 남아 있던 가격입니다.
지표가 대부분 종가를 쓰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5이평이든 20이평이든, RSI든 스토캐스틱이든 기본 입력값은 종가입니다. 그래서 캔들 이름(망치형·도지·장악형 같은 것)을 외우는 것보다 이번 봉의 종가가 직전 봉의 어디에 찍혔는가를 보는 편이 실제로 더 자주 쓰입니다. 꼬리가 길다는 말은 그 가격에 닿기는 했으나 유지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진행 중인 봉은 아직 캔들이 아니다
차트 보는 법 기초에서 가장 자주 어긋나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화면 맨 오른쪽 봉은 지금 그려지는 중입니다. 종가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니 몸통 길이도, 색도, 꼬리도 남은 시간 동안 계속 바뀝니다. 4시간봉이라면 그 봉이 완성되기까지 최대 네 시간이 남아 있는 셈이고, 그 사이에 양봉이 음봉이 되는 일은 흔합니다.
문제는 보조지표도 같이 흔들린다는 것입니다. 종가를 입력으로 쓰는 지표는 종가가 바뀌면 값이 바뀌고, 값이 바뀌면 방금 떴던 표시가 사라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지나간 자리의 표시가 나중에 달라지는 현상을 리페인팅이라고 부릅니다. 봉이 닫힌 뒤에만 판정하면 이 문제가 없어지는데, 그 대신 판정이 한 봉 늦습니다. 어느 쪽을 택하든 지금 보고 있는 표시가 확정된 것인지 아닌지는 구분하고 봐야 합니다. 같은 이유로 SignalLab은 봉이 닫힌 시점을 확정 시각으로 따로 표시합니다.
그러려면 내가 보는 봉이 언제 닫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바이낸스 기준 일봉은 자정이 아니라 한국시간 오전 9시에 닫히고, 4시간봉은 하루 여섯 번 01·05·09·13·17·21시(KST)에 닫힙니다. 시간봉별·거래소별 마감 시각은 바이낸스 일봉 마감 시간에 표로 정리해 뒀습니다.
시간봉을 먼저 고른다 — 봉을 바꾸면 마주치는 횟수가 4.6배 달라진다
캔들 하나의 뜻을 알았다면 다음은 지표가 아니라 시간봉입니다. 같은 종목, 같은 기간인데 봉의 길이만 바꾸면 다른 차트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다른지는 실제 기록으로 볼 수 있습니다. SignalLab이 바이낸스 374종목을 90일 동안 같은 규칙으로 훑은 결과입니다.
| 시간봉 | 기록된 신호 |
|---|---|
| 1시간봉 | 28,263건 |
| 4시간봉 | 6,169건 |
규칙도 종목도 같은데 1시간봉 쪽이 약 4.6배입니다. 4시간봉 한 개가 1시간봉 네 개를 덮으니 산술적으로는 4배쯤이 예상되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조금 더 벌어집니다. 짧은 봉에서는 봉 안에서 오르내린 흔들림이 각각 하나의 봉으로 기록되지만, 긴 봉에서는 그 흔들림이 몸통 하나와 꼬리로 뭉뚱그려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차트를 봐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느낌은 지식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너무 짧은 봉을 보고 있어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5분봉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번 방향이 바뀌는 것처럼 보이고, 그 전부를 해석하려 들면 답이 안 나옵니다. 반대로 4시간봉만 보면 안에서 벌어진 일을 통째로 놓칩니다.
시간봉을 바꿔도 차트 모양이 비슷해 보이는 이유, 그리고 그 닮음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지는 차트 프랙탈 구조에 따로 적었습니다.
차트를 열었을 때 먼저 정할 세 가지는 지표가 아니라 어느 종목을, 어느 시간봉에서, 봉 마감 기준으로 볼 것인가입니다. 이 셋이 정해지지 않으면 어떤 지표를 얹어도 매번 다른 답이 나옵니다.
봉 하나로 모자랄 때 옆에 두는 것
캔들은 가격만 담습니다. 그 가격이 몇 명의 합의였는지, 포지션이 늘면서 나온 움직임인지 줄면서 나온 것인지는 봉 모양에 안 나옵니다. 그래서 보통 두 줄을 옆에 둡니다.
- 거래량 — 캔들 아래 막대입니다. 같은 길이의 양봉이라도 거래가 붙은 봉과 붙지 않은 봉은 다릅니다. 다만 코인은 종목마다 규모 차이가 커서 절대값 비교는 의미가 적고, 같은 종목의 평소와 비교하는 쪽이 낫습니다.
- 미결제약정 — 아직 청산되지 않고 열려 있는 선물 계약의 총량입니다. 가격이 오를 때 미결제약정이 같이 느는 것과 줄면서 오르는 것은 성격이 다릅니다. 네 조합을 어떻게 갈라 보는지는 선물 미결제약정 보는법에 정리돼 있습니다.
무기한 선물 차트를 본다면 여기에 펀딩비가 하나 더 붙습니다. 현물 차트에는 없는 항목이라 주식에서 넘어온 분들이 놓치기 쉬운 자리입니다.
선은 그다음이다 — 이평선과 배열
보조지표를 얹는 것은 여기서부터입니다. 가장 먼저 얹게 되는 것이 이동평균선인데, 종가 몇 개를 평균 낸 선이라 캔들을 이해한 다음에 보면 성격이 분명해집니다. 선이 하나일 때 읽는 것과 두 개일 때 읽는 것이 다른데, 그 차이는 코인 이동평균선 보는법에 적어 뒀습니다.
기간을 짧게 잡을수록 선이 가격에 바짝 붙고, 붙을수록 신호가 잦아집니다. 같은 90일 기록에서 기준선만 바꿨을 때의 건수 차이가 그 성질을 그대로 보여 줍니다.
- 5이평을 기준으로 한 다이버전스 — 22,302건 (상승 11,955 · 하락 10,347)
- 10이평을 기준으로 한 다이버전스 — 9,933건 (상승 5,405 · 하락 4,528)
- 조건을 여러 개 겹쳐 잡는 삼박자 — 2,197건 (매수 1,318 · 매도 879)
기준선을 두 배 늘렸을 뿐인데 건수는 절반 아래로 떨어집니다. 조건을 겹치면 2,197건까지 줄어듭니다. 374종목 90일 합계 34,432건을 종목 수로 나누면 종목당 약 92건, 하루 한 건꼴입니다.
여기서 읽어야 할 것은 어느 쪽이 낫다는 결론이 아니라, 설정값이 보게 될 차트의 밀도를 정한다는 사실입니다. 선이 짧으면 볼 것이 많아지고 길면 적어집니다. 둘 다 같은 가격을 보고 있습니다.
선을 두 개 이상 얹으면 자연스럽게 배열 이야기가 나옵니다. 짧은 선이 위, 긴 선이 아래로 서면 정배열, 반대면 역배열입니다. 이 말의 정의는 정배열 · 역배열 쪽에 있고, 배열이 봉마다 다시 판정된다는 점만 여기서 기억해 두면 됩니다.
지지·저항은 눈이 아니라 기준으로 긋는다
차트에 선을 긋는 단계까지 오면 사람마다 답이 갈라집니다. 같은 BTCUSDT 차트를 열 명에게 주면 열 개의 다른 선이 나옵니다.
눈으로 고른 자리는 기준이 사람 안에 있어서 다음 날 다시 그으면 또 달라집니다. 종목이 하나면 그래도 되지만 374개를 같은 눈으로 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무엇을 정해 두면 선이 재현되는지는 지지선 저항선 긋는 법에 다섯 가지로 적어 뒀습니다.
주식 차트 보는 법을 코인에 그대로 옮기면 어긋나는 곳
"차트 보는 법 주식"으로 찾아 익힌 내용은 대부분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다만 네 군데가 다릅니다.
| 주식 | 코인 | |
|---|---|---|
| 거래 시간 | 정해진 장 시간 | 24시간, 휴장 없음 |
| 갭 | 종가와 다음 시가 사이에 자주 생김 | 거의 없음 — 봉이 이어짐 |
| 일봉 마감 | 장 마감 시각 | 바이낸스 기준 한국시간 09시 |
| 가격 제한 | 상하한가 있음 | 없음 |
갭이 없다는 점이 특히 큽니다. 주식 차트 보는 법에서 갭은 그 자체로 해석 대상인데, 코인에서는 봉과 봉이 끊김 없이 이어지므로 그 항목이 통째로 빠집니다. 대신 밤사이 쉬는 시간이 없어서 자는 동안에도 봉이 여섯 개씩 쌓입니다.
이동평균선 기간처럼 주식에서 관습으로 굳은 숫자를 옮길 때 무엇이 달라지는지는 주식 이동평균선을 코인에 옮길 때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정리 — 차트를 열었을 때 훑는 순서
- 어느 시간봉인지 확인합니다. 화면 위쪽 표시를 먼저 봅니다.
- 맨 오른쪽 봉이 닫힌 봉인지 봅니다. 진행 중이면 그 봉의 종가와 색은 아직 값이 아닙니다.
- 최근 봉들의 종가 위치를 봅니다. 꼬리보다 종가가 먼저입니다.
- 거래량과 무기한 선물이라면 미결제약정을 곁들여 봅니다.
- 그다음에 이평선을 얹습니다. 기간이 밀도를 정한다는 점을 염두에 둡니다.
- 선을 긋는다면 기준을 먼저 정하고 긋습니다.
이 여섯 단계는 어느 종목에서든 같습니다. 다만 같은 순서로 봐도 사람마다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고, 그건 차트가 원래 그런 종류의 자료이기 때문입니다. 차트는 지나간 가격의 기록이지 앞날의 안내판이 아닙니다. 순서를 정해 두는 목적은 매번 같은 방식으로 보게 만드는 것이지, 매번 맞히게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SignalLab의 신호 목록은 이 순서 중 3번과 5번을 374종목에 대해 기계가 대신 훑은 결과입니다. 어느 종목의 어느 봉에서 조건이 채워졌는지를 보여 줄 뿐이고, 판단은 그다음 자리에 있습니다.
처음 보는 말이 있으면 용어 사전에 다이버전스·펀딩비·미결제약정 등을 풀어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