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 패턴은 차트패턴 책에서 가장 그리기 쉬운 모양으로 소개됩니다. 가파르게 오른 막대가 하나 있고, 그 끝에 살짝 아래로 기운 작은 사각형이 매달려 있습니다. 문제는 그림이 쉬운 만큼 기준이 비어 있다는 점입니다. 막대가 얼마나 가팔라야 깃대인지, 사각형이 얼마나 내려와도 되는지, 몇 봉까지 기다려야 하는지는 그림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같은 비트코인 1시간봉을 두 사람이 보면 한 사람은 깃발이라고 하고 다른 사람은 그냥 조정이라고 합니다. 둘 다 틀린 게 아니라 숫자를 안 정했을 뿐입니다. 이 글은 차트패턴 깃발을 찾을 때 정해야 하는 숫자 네 개와, 그 숫자를 코인 무기한 선물 차트에 맞게 고르는 법을 다룹니다. 패턴 전반을 검색 조건으로 옮기는 이야기는 차트 패턴 검색 글에 있고, 여기서는 깃발 하나만 깊게 봅니다.
깃발은 깃대와 깃발, 두 구간으로 나눠 따로 잽니다
깃발을 한 덩어리로 보면 판정이 흔들립니다. 두 구간으로 쪼개서 각각 따로 재야 합니다.
깃대는 직전의 급한 움직임입니다. 여기서 정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얼마나 길어야 하는가, 그리고 몇 봉 안에 그만큼 움직여야 하는가. 길이는 퍼센트보다 ATR 배수로 재는 편이 낫습니다. 이더리움(ETH)과 시가총액이 작은 알트코인은 평소 한 봉의 폭이 몇 배씩 다르기 때문에, "5% 오르면 깃대" 같은 기준은 ETH에서는 드물게 걸리고 작은 종목에서는 하루에도 여러 번 걸립니다. ATR 14 기준으로 "6봉 안에 ATR의 3배 이상"처럼 적으면 종목마다 평소 폭에 맞춰 같은 강도를 요구하게 됩니다.
깃발은 깃대 끝에서 쉬어 가는 구간입니다. 여기서 정할 것도 두 가지입니다. 깃대를 얼마나 되돌려도 되는가, 그리고 몇 봉까지를 깃발로 볼 것인가. 되돌림 상한을 깃대 길이의 50%로 두면 꽤 느슨하고, 38% 근처로 두면 깐깐합니다. 봉 수는 깃대 봉 수의 1배에서 3배 사이로 잡는 경우가 흔합니다. 깃발이 깃대보다 몇 배 길어지면 그건 쉬어 가는 게 아니라 흐름이 바뀐 것에 가깝습니다.
정리하면 숫자 네 개입니다.
| 구간 | 정할 숫자 | 느슨하게 | 깐깐하게 |
|---|---|---|---|
| 깃대 | 길이 (ATR 배수) | 2배 | 4배 |
| 깃대 | 걸린 봉 수 상한 | 10봉 | 5봉 |
| 깃발 | 되돌림 상한 | 깃대의 50% | 깃대의 38% |
| 깃발 | 봉 수 상한 | 깃대 봉 수의 3배 | 깃대 봉 수의 1.5배 |
표의 값은 출발점일 뿐이고 정답이 아닙니다. 중요한 건 네 칸을 전부 채운 다음에 차트를 보는 것입니다. 한 칸이라도 비어 있으면 눈이 그 칸을 그때그때 편한 쪽으로 채웁니다.
깃발·페넌트·쐐기는 깃발 구간의 모양으로 가릅니다
깃대는 셋 다 같습니다. 갈리는 건 깃대 끝에 붙은 구간의 윤곽선입니다.
- 깃발 — 고점을 이은 선과 저점을 이은 선이 거의 평행하고, 둘 다 깃대 반대 방향으로 살짝 기웁니다. 상승 깃대라면 아래로 기운 평행 채널입니다.
- 페넌트 — 두 선이 오른쪽에서 모입니다. 작은 대칭 삼각형이 깃대 끝에 붙은 모양입니다.
- 쐐기 — 두 선이 모이지만 둘 다 같은 방향으로 기웁니다. 깃대 없이도 단독으로 나오고, 깃대 끝에 붙으면 깃발과 헷갈립니다.
조건으로 옮기면 차이는 두 선의 기울기 차이 하나입니다. 기울기 차이가 작으면 깃발, 크면 페넌트나 쐐기입니다. 저점·고점을 몇 개 이어 선을 그을지도 정해야 하는데, 깃발 구간이 짧으면 점이 두 개씩밖에 안 나와서 기울기가 한 봉의 꼬리에 크게 휘둘립니다. 깃발 봉 수 하한을 4~5봉 정도로 두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지지선·저항선을 고점과 저점으로 긋는 방식은 지지선 저항선 긋는 법과 같은 원리입니다.
솔직히 실전에서 셋을 칼같이 가를 필요는 크지 않습니다. 셋 다 "급하게 움직인 뒤 좁게 쉬는 구간"이라는 공통점이 본체이고, 이름은 그 쉬는 모양에 붙인 꼬리표에 가깝습니다. 다만 기록을 남길 때는 어느 쪽으로 분류했는지 적어 두는 편이 나중에 덜 헷갈립니다.
하락 깃발은 상승 깃발을 뒤집은 것이지만, 코인에서는 모양이 다르게 나옵니다
하락 깃발(베어 플래그)은 급락한 깃대 끝에 위로 살짝 기운 채널이 붙은 모양입니다. 정의는 상승 깃발을 위아래로 뒤집으면 끝납니다.
차트에서는 대칭이 잘 안 됩니다. 무기한 선물에서 급락은 청산이 연쇄로 걸리면서 몇 봉 안에 끝나는 경우가 많고, 그러면 깃대가 매우 짧고 긴 꼬리를 남깁니다. 깃대 길이를 봉의 종가로 재느냐, 꼬리 끝까지 재느냐에 따라 깃대 길이가 크게 달라지고, 그 길이로 계산한 되돌림 비율도 같이 바뀝니다. 하락 깃발을 찾을 때는 깃대 길이를 종가 기준으로 재는지 꼬리 기준으로 재는지부터 적어 두세요. 상승 쪽보다 그 차이가 훨씬 크게 나옵니다.
사이트 기록에도 방향 사이의 비대칭이 보입니다. 지난 90일 삼박자는 2,305건이었고 매수 쪽 1,258건, 매도 쪽 1,047건이었습니다. 깃발 패턴의 기록은 아니지만, 같은 규칙을 위아래로 똑같이 대도 양쪽 개수가 같게 나오지 않는다는 점은 깃발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상승 깃발과 하락 깃발을 같은 숫자로 찾았는데 한쪽이 훨씬 많이 걸렸다면, 그건 패턴의 성질이 아니라 시장의 밑수 때문일 수 있습니다.
1시간봉 깃발과 4시간봉 깃발은 같은 패턴이 아닙니다
같은 숫자 네 개를 써도 시간봉을 바꾸면 걸리는 횟수가 크게 바뀝니다. 바이낸스 USDⓈ-M 무기한 선물 394종목을 1시간봉으로 보면 하루 9,456개 봉이 새로 생기고, 4시간봉은 2,364개입니다. 사이트가 같은 규칙으로 쌓은 90일 신호도 1시간봉 29,556건, 4시간봉 6,893건으로 대략 4.3배 차이가 납니다. 깃발 조건을 대면 비슷한 비율로 1시간봉 쪽 목록이 길어진다고 보면 됩니다.
시간봉이 짧을수록 거슬리는 게 하나 더 있습니다. 코인 시장에는 특정 시각에 몰리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펀딩비 정산 시각 전후, 일봉이 바뀌는 KST 09:00, 미국 주식 정규장이 열리는 시각 같은 때입니다. 1시간봉에서는 이 한두 봉짜리 움직임이 깃대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4시간봉에서는 같은 움직임이 한 봉 안에 묻혀서 깃대로 잡히지 않습니다.
그래서 1시간봉에서 깃발을 찾는다면 깃대 봉 수 상한을 깐깐하게 두기보다 깃대 길이 기준을 올리는 편이 낫습니다. 한두 봉짜리 튀는 움직임은 대개 ATR 3~4배까지는 안 가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NFLX)나 TSMC(TSM)처럼 주식을 따라가는 종목은 원 시장이 열리는 시각에 봉이 한 번 크게 튀는 일이 잦아서, 1시간봉 깃발 판정에서 특히 거짓 깃대가 많이 섞입니다.
깃발이 끝나는 자리는 두 군데이고, 둘 다 미리 적습니다
깃발은 언젠가 끝납니다. 끝나는 방식은 둘 중 하나입니다.
- 깃대 방향으로 깃발 채널을 벗어난다. 상승 깃발이면 채널 윗선을 위로 뚫는 경우입니다. 이걸 깃발의 완성으로 봅니다. 뚫었는지는 반드시 마감된 봉의 종가로 판정합니다. 진행 중인 봉의 꼬리가 윗선을 넘었다가 되돌아오는 일은 흔하고, 그걸 돌파로 세면 같은 깃발이 하루에 몇 번씩 완성됐다가 취소됩니다. 뚫은 뒤 몇 봉을 더 기다릴지, 다시 채널 안으로 돌아오면 어떻게 볼지는 돌파 매매 규칙 글에서 다룬 문제와 같습니다.
- 되돌림 상한을 넘는다. 깃대의 50%(또는 내가 정한 비율)를 넘게 되돌리면 깃발이 아니게 됩니다. 이건 패턴이 실패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깃발이 아니었다고 기록하는 편이 맞습니다.
여기에 하나를 더 적어 둡니다. 봉 수 상한을 넘을 때까지 아무 쪽으로도 안 벗어나는 경우입니다. 깃발 봉 수가 상한에 닿았는데 채널 안에 머물러 있다면, 그건 쉬어 가는 구간이 아니라 그냥 횡보입니다. 이걸 적지 않으면 오래된 깃발이 목록에 계속 남아서, 결국 아무 박스권이나 깃발로 부르게 됩니다. 무효 조건을 진입보다 먼저 정하는 순서는 패턴 매매 규칙 글에 자세히 있습니다.
깃대 길이를 돌파 지점에 그대로 더해 다음 움직임의 크기를 재는 관습도 있습니다. 계산은 간단하지만 그건 그림의 대칭에서 나온 약속일 뿐이고, 이 사이트는 그런 거리를 숫자로 내놓지 않습니다. 깃발 패턴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세려면 같은 기간 아무 구간을 잡았을 때의 기저율과 나란히 놓아야 하고, 그 비교 없이 붙인 숫자는 인상에 가깝습니다.
깃발 구간 안에서 보조지표가 하는 일
깃발 구간은 가격이 좁게 움직이는 동안 보조지표가 먼저 식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지표와 가격이 어긋나 보이는 일이 자주 생깁니다.
상승 깃발 안에서 가격은 조금씩 낮아지는 저점을 만드는데, RSI나 스토캐스틱은 그보다 덜 내려가거나 오히려 높은 저점을 찍는 경우가 있습니다. 모양만 보면 히든 다이버전스의 정의에 들어맞습니다. 다만 깃발 구간이 짧으면 비교할 저점이 두 개뿐이라, 이 어긋남은 깃발을 확인해 주는 증거라기보다 "구간이 좁아서 지표가 덜 움직였다"는 산수에 가깝습니다.
거래량도 비슷합니다. 깃발 구간에서는 거래량이 깃대 때보다 줄어드는 게 교과서 그림인데, 무기한 선물은 24시간 거래되므로 깃발이 한국 시간 새벽에 걸리면 시간대 때문에 거래량이 줄어든 것인지 쉬어 가서 줄어든 것인지 구분이 안 됩니다. 거래량을 조건에 넣는다면 "깃대 구간 평균 대비 몇 %"보다 "같은 시각대 지난 며칠 평균 대비"로 재는 편이 덜 흔들립니다.
차트패턴 깃발을 찾을 때 적어 둘 일곱 줄
- 시간봉 — 1시간봉인지 4시간봉인지 하나만
- 깃대 길이 — ATR 몇 배, 종가 기준인지 꼬리 기준인지
- 깃대 봉 수 상한
- 깃발 되돌림 상한 — 깃대 길이의 몇 %
- 깃발 봉 수 범위 — 하한과 상한 둘 다
- 깃발·페넌트·쐐기를 가르는 기울기 차이 기준
- 끝나는 조건 세 가지 — 깃대 방향 이탈, 되돌림 초과, 봉 수 초과
이 일곱 줄이 있으면 2주 뒤에 같은 차트를 다시 봐도 같은 판정이 나옵니다. 없으면 그때의 기분이 판정을 대신합니다. 결과가 달라졌을 때 시장이 바뀐 건지 내 기준이 바뀐 건지 가를 방법도 이것뿐입니다.
이더리움이나 바이낸스코인(BNB)처럼 평소 폭이 안정된 종목으로 기준을 먼저 맞춰 보고, 그다음에 변동이 큰 알트코인으로 넓히는 순서를 권합니다. 거꾸로 하면 거친 종목에서 맞춘 느슨한 기준이 큰 종목에서는 아무것도 못 잡습니다.
처음 보는 말이 있으면 용어 사전에 다이버전스·펀딩비·미결제약정 등을 풀어 두었습니다.